Magazine | 신명마루 | Quick-step
top of page

Magazine 

[A series about Belgium.]

변서연_프로필사진.jpeg
그림8.png

안녕하세요? 벨기에에서 바이올리니스트 겸 인터프리터로 활동하고 있는 변서연입니다. 벨기에 브뤼셀 왕립음악원과 앤트워프 왕립 음악원에서 석사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브뤼셀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글쓰기를 좋아해서 리뷰 또는 칼럼에 글을 기고하고 벨기에에서 열리는 각종 공식행사에서 한-영 통역가로도 활동중입니다.

분  야. 예술가

현소속.  Antwerp Royal Conservatory

인스타그램.  @rosedays_

벨기에 국기.png

Episode 11.

벨기에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기 - 맥주

사람마다 여행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이라이트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 위주로 방문계획을 짜거나, 먹고 싶었던 미슐랭 레스토랑을 예약하거나,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디저트 카페를 가보거나 등의 다양한, 다소 취향적이지만 소중한 순간들 말이죠.

 

그 순간들 중, 벨기에에 여행을 오게 된다면 내가 어느 도시의 여행지를 갈지, 어떤 음식과 디저트를 즐길지 이제는 더이상 헤메지 않게 되었겠죠? 

저 또한 올해 들어서면서 작년에 리사이틀을 준비하느라 가보지 못했던 여행지들을 버킷리스트에 추가해 두고 하나씩 밑줄을 그어가면서 여행의 기억들을 잔뜩 만들고 있습니다.

 

이전에 한국에서 살 때는 경험해보지 못한 곳, 겪어보지 않았던 새로운 순간들을 마주치는게 하루하루 설레이곤 해요.

 

제가 유럽을 여행하면서 이전에 한국 내에서만 했던 여행과 큰 차이를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술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한국에서의 여행은 종종 함께 간 동료나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밤늦게까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스트레스를 풀며 여행의 마무리를 지어내곤 했습니다.

맥주 유리
그림2.jpg

그러나 유럽에서의 여행은 이와는 조금 다른 경험을 주었습니다.

 

여행은 물론 술을 마시는 것도 포함되지만, 그 과정과 의미가 더 깊어 보였습니다.

 

유럽의 다양한 나라와 도시에서는 맥주 양조소를 방문하거나 와이너리 투어에 참여하는 등 술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술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배우며, 그것이 어떻게 사회와 문화에 녹아들어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유럽에서의 술은 자리에서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색을 맛보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1월에 갔던 포르투갈의 포르투에서 역사가 깊고 유명한 포트와인 양조장을 방문해서 포트 와인에 입문하게 되었고,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의 펍에서 로컬 맥주를 마시며 독특한 맛에 심취하곤 했어요.

 

이러한 경험들은 단순한 술 마시기를 넘어서,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더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포르투의 와이너리에서 맛본 포트와인

결국, 유럽 여행을 통해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았습니다.

 

술을 통해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그 지역의 아름다움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여행과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나 자신과 세계를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할 수 있겠죠?

 

벨기에 맥주 또한 이와 같다고 할까요. 벨기에를 여행하게 된다면, 벨기에 맥주는 버킷리스트의 윗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번 편은, 이미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벨기에 맥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림00.jpg

스코틀랜드의 로컬 맥주

그림4.jpg

“전세계인의 러브콜, 벨기에 맥주의 탄생”

벨기에의 맥주 역사는 수세기에 걸친 풍부한 유산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벨기에 맥주의 역사는 중세 유럽의 수도원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중세 시대에는 수많은 수도원이 벨기에 지역에 설립되었는데, 이들 수도원은 종교적 신념을 실천하는 동시에 농업과 양조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곤 했습니다.

 

수도원에서는 맥주 생산이 일상적인 활동으로 여겨졌고, 맥주는 종교 행사나 일상적인 식사의 일부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맥주 잔으로 건배하는 수도사들

17-18세기에는 벨기에의 도시 중심에 맥주 양조장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주요 도시에 수많은 맥주 양조장이 생겨나며 각 양조장마다 자체적인 레시피와 스타일을 개발했습니다.

 

이로 인해 벨기에의 맥주는 벨기에 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지게 되었습니다.

 

19세기에는 벨기에의 맥주 산업 또한 산업 혁명의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기계화와 대량 생산 기술의 도입으로 맥주 생산이 증가했고, 국제 시장에서도 성공적인 경쟁 구도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 기간에 벨기에 맥주는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많은 양의 수출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림5.jpg

벨기에의 대표적인 맥주들

그림6.jpg

20세기에는 벨기에의 맥주 산업이 계속해서 크게 성장하고 발전했습니다.

 

전통적인 양조 기술과 현대적인 생산 기술이 결합되어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맥주가 생산되었어요.

 

오늘날에도 벨기에는 수많은 맥주 양조장이 있으며, 이 맥주들은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풍부한 역사적 배경과 전통은 벨기에의 맥주를 더욱 독특하고 매혹적인 그들만의 리그로 만들어주었습니다.

 

한 예로, 벨기에의 맥주 문화는 2016년에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벨기에는 일주일 동안 머물며 맥주를 마셔도 다 못 마실만큼 아주 다양한 맥주를 생산하고 있는 국가로, 특유의 효모 맛이 있어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맛있는 맥주들이 많습니다.

 

각각의 맥주마다 전용잔이 있어서 펍에서 맥주를 시키면 전용잔에 세팅되어 나오는게 일반적입니다.

겐트의 유명한 맥주 gruut. 전용잔에 세팅되어 나온다

“그냥 맥주가 아니야”

독일 또한 맥주로 전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지만, 벨기에의 맥주는 고유의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독일은 맥주를 만들 때 주재료 4가지 (맥아, 홉, 효모, 물) 제외한 부재료들을 넣을 수 없지만, 벨기에는 정반대입니다.

 

마약만 술에 넣지 않는다면 맥주의 재료로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벨기에 맥주만의 특별한 강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따라서 벨기에 맥주는 딸기나 라즈베리 등을 첨가한 독특한 맥주들도 잘 알려져 있답니다.

 

이런 특별한 벨기에 맥주의 대표적인 종류는 어떤 게 있을까요?

먼저 Saison을 예로 들 수 있어요.

 

Saison은 농부들이 농사일을 하면서 마셨던 술로,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Saison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벨기에의 남부, 왈로니아 지방에서 유래된 맥주로 여름철 농번기에 한 철 맥는 맥주라 하여 철을 뜻하는 프랑스어 “Saison”이라고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Saison의 특징은 목 넘김이 아주 가볍고 탄산감이 강하며 벨기에 특유의 과일맛과 통후추 같은 알싸한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농번기 때 마셨던 술인 만큼 처음엔 낮은 도수인 3.5~5% 정도였지만, 점차 상업화되면서 5~8%로 다양하게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연어회와 같은 기름이 많은 생선회나 해산물과 같이 곁들여 먹으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입니다.

그림9.jpg

Saison의 대표적인 맥주, Saison Dupont

그림7.jpg

다음으로 Trappist는 수도원에서 비롯된 벨기에의 맥주입니다.

 

이 맥주는 수도원에서 금식 기간에 영양분을 채우기 위해 마셨던 술로 현재까지도 수원에서 생산하여 판매되고 있습니다.

 

Trappist 맥주라고 정의하기 위해서는 직접 수도승들의 감독하에 수도원 안에서 생산되어야만 하며, 맥주 판매수익은 전부 수도원을 운영하는 데에만 사용되야 한다는 조건이 있습니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Trappist가 아닌 Abbey 맥주라고 불립니다.

 

여담으로 Abbey 맥주는 수도원에서 생산되는 이 Trappist의 맥주를 속세의 양조장에서 제조법을 인수받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Trappist 맥주는 현재까지 12가지밖에 없습니다.  

 

Trappist 맥주로 선정되면 이러한 마크를 병에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도원에서 생산된 맥주인지 궁금하다면 맥주병의 마크를 확인해보면 되겠죠?

Trappist는 다른 맥주들에 비해 잘 익은 자두나 과일의 향이 많이 나고, 도수도 5~10%가 넘어가는 것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Trappist 맥주, Chimay

마지막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며 즐기는 종류인 Sour 맥주가 있습니다.

 

이 Sour 맥주는 벨기에의 맥주 중 가장 특이한 스타일로, 발효 과정에 인위적인 효모를 넣는 것이 아닌 공기중에 떠다니는 효모를 이용하여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발효가 끝나면 배럴에서 숙성시킨 후 6개월이 된 맥주와 2,3년간 숙성된 맥주를 블렌딩하여 시중에 판매합니다.

 

Sour 맥주는 아주 높은 탄산을 함유하고 있어 샴페인과 같이 일반 병뚜껑보다는 코르크 마개를 이용하여 밀봉되어 있습니다.

 

자연 발효 때문에 특유의 풍미가 있어 대중적인 맥주라기 보다는 매니아적인 맥주라고 평가되지만, 한번 그 매력에 빠지면 빠져나오기 힘든 걸로 유명한 맥주이기도 합니다.

그림8.jpg

대표적인 Sour 맥주로 유명한 Cantillon.

전용 양조장 투어로도 유명하다

그림10.jpg

“내가 사랑하는 벨기에 맥주”

많은 종류의 벨기에 맥주들 중 제가 즐기고 또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은 몇 가지 맥주가 있답니다.

 

그 중 제일 첫번째로는 벨기에의 양조장 중 대표급이라고 과언이 아닐 만큼 유명한 Delirium 맥주입니다.

 

핑크코끼리 로고가 귀여운 델리리움 맥주의 델리리움이라는 단어는 알고보면 좀 기괴한 뜻을 가지고 있어요.

 

델리리움 트레멘스는 ‘알콜섬망증’을 의미하는 뜻입니다. 델리리움 맥주를 마시면 일종의 환각처럼 핑크 코끼리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에서 만들어진 로고의 의미라고 할 수 있어요.

 

세계 2차대전 이후 유럽 전역에 불어닥친 필스너 맥주의 열풍으로 벨기에 소규모 양조장들은 설 곳을 잃게 되었습니다.

 

양조장에서 새로운 맥주 시장을 만들기 위해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8.5%의 스트롱 블론드 에일을 출시하게 되었고, 우양히 양조장에 방문한 공무원이 이 맥주를 마시고는 너무 맛있어서 마시다 취해서 환각을 보았다고 이야기한 에피소드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델리리움 맥주 블론드와 체리

브뤼셀의 그랑플라스 뒷편에 오줌싸개 소녀상 앞 골목에 사람들로 언제가 가득 찬 술집을 들어가면 단번에 Delirium 술집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주말마다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기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델리리움 맥주 외에 여러 종류의 드라우트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답니다.

 

델리리움은 1997년 World Best Beer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림12.jpg

브뤼셀의 델리리움 맥주 기념품샵

그림11.jpg

노이하우스의 성공 이후 그와 같이 되고 싶었던 벨기에의 초콜렛 장인들에 의해 프랄린은 더 섬세하고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었고 값싼 미국식 대량 생산 초코렛에 견주어 장인이 직접 만드는 고급 수제 초콜렛으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벨기에는 2000여 개의 초콜렛 매장에서 연간 17만 2천톤 가량의 초콜렛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벨기에 초콜렛의 역사는 1921년 이후 100년이 막 지났을 만큼 짧습니다.

 

하지만 벨기에 초콜렛이 유명한 이유는 단지 프랄린 초콜렛을 처음 만들었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고급 수제 초콜렛이라는 이미지를 발전시킨 데 있습니다.

 

벨기에에서는 초콜렛 박물관, 초콜렛 공장 견학, 초콜렛 만들기 체험 등 여러가지 형태로 벨기에 초콜렛을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도시 곳곳에서 노이하우스, 고디바, 레오니다스 등 벨기에의 고급 초콜렛 전문점을 찾아볼 수 있지요.

 

특히 여름에는 각 초콜렛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꼭 먹어봐야 해요.

 

진한 초콜렛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을 한 입 베어물면, 뜨거운 더위도 한번에 잊을 만큼 달콤한 맛에 매료되고는 합니다.

악마의 맥주라는 뜻의 Duvel 맥주.

“전세계인의 또 하나의 러브콜, 퀵스텝”

벨기에 맥주는 그 특유의 풍미와 향기로 인류를 사로잡았습니다.

 

수도원에서부터 시작되어 오늘날 전 세계인의 러브콜을 받으며 벨기에로 관광객을 이끄는 한 분야로 자리잡았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벨기에 맥주는 그들만의 특별함을 형성했고, 이는 곧 마시는 사람의 즐거운 순간을 만드는 데 큰 힘을 주고 있습니다.

 

퀵스텝은 우리의 걸음 끝에 디딘 곳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과 연구로 이루어진 퀵스텝 또한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함을 만들어내며 이용하는 사람의 잊을 수 없는 편안함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러브콜, 그리고 전 세계인의 러브콜을 받는 데에는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함이 존재하기 마련이겠죠?

그림13.jpg

Quick-step 제품이 적용된 리빙룸

에디터 : 신명마루 편집부

사진 출처 : QUICK-STEP, (주)신명마루, Unilin (유니린)

bottom of page